굴렁바위 전설 > 설화

본문 바로가기
설화

굴렁바위 전설

페이지 정보

최고관리자 작성일20-10-15 16:15

본문

●굴렁바위 전설
모동 사미마을 뒤에 옥녀봉(玉女峯)이 있다. 그 옥녀봉을 넘어가는 고개 동쪽으로 커다란 바위가 하나 있었는데, 그 바위를 '굴렁바위'라고들 불러왔다. 그런데 이 굴렁바위에는 여러 가지 형태의 동물 발자국이 패어 있는 것이 퍽 영물이었다 한다. 언제부터인가 이 고개를 넘으려고 이 산길을 들어선 가마꾼들이 이 굴렁바위 곁에까지 다다르면 이상하게도 발이 떨어지지가 않고 그 자리에 꽉 달라붙었다 한다. 가마가 제대로 지나가지 못하고, 더구나 상여를 맨 상여꾼들이 지나가려면 그 강도가 매우 굳어서 감히 상여꾼들은 겁을 먹고 아예 그 길로 들어서지도 못하였다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담력이 센 가마꾼들이 이러한 이야기가 전해오는 줄 알면서도 자기의 담력만 믿고 이 길로 들어섰다. 그러나 역시 그들도 이 굴렁바위 곁에 와서는 영락없이 두 발이 땅에 꽉 붙어 꼼짝을 못하였다. 가마꾼들은 기를 쓰고 발을 떼려 하였지만 허사였다. 그때 그 가마 안에 타고 있던 어느 대감집 마님이 입을 열었다.

 
"얘들아, 가마를 내려놓아라."
하는 수 없이 가마꾼들은 그 자리에 가마를 내려놓았다. 마님은 천천히 가마에서 밖으로 나와서는 이미 소문을 들어 알고 있던 굴렁바위 곁으로 가 그 바위를 끝에서 끝까지 주욱 훑어보았다. 이윽고,
"얘들아! 그 뒤에 지고 오는 짐 가운데 가다가 먹을 점심밥이 있느니라. 그것을 이리 가져오너라."
어안이 벙벙한 가마꾼은 가마 뒤에 따라오던 그 댁 하인들에게 가서 마님의 분부를 전하였다. 얼마 후 점심으로 차려가지고 왔던 음식을 굴렁바위 위에 나란히 진설하였다. 그러고는,
"얘들아! 너희들이 이 바위 앞에서 꿇어 엎드리어 사죄하고 '변변치 않은 것이나마 맛있게 드시라'고 말하여라."
라고 가마꾼들에게 일렀다. 가마꾼들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을 수 없어서 그대로 시행하였다.


"됐다. 이제 다시 가자."
말을 마치고 다시 가마 안으로 들어갔다. 가마꾼들은 서로 바라보며 고개를 기웃기웃하다가 이어 곧 가마채를 들었다. 그리고 발을 떼어놓았다. 기가 막힐 일이 아닌가! 언제 그랬느냐 싶게 발걸음도 가벼이 가마는 쏜살같이 달려갈 수 있었다. 한참 뒤에 앞 가마꾼은 가마 속의 마님에게 궁금하여 견딜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마님, 어찌된 일입니까?"
가마 속에서 마님의 음성이 흘러나왔다.

 
"뻔한 것 가지고들 법석을 떨었구나. 내 내려가 그 바위를 자세히 보니 산중 왕인 범의 발자국이 꽤 많더라. 새끼범에서부터 어미범에 이르기까지... 그러니 그 바위는 산중 왕인 범의 혼이 한데 엉겨 쉽게 떠나지를 못한다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그동안 얼마나 허기가 졌겠느냐? 동물도 인간과 같은 거지. 그러니 간단한 제(祭)를 지내주면 그 노여움이 풀릴 것은 뻔하지 않느냐 말이다."

 
이런 일이 있은 후로는 이 이야기가 번지고 번져 이 고개의 굴렁바위 곁을 지나는 가마는 으레 제를 올렸고, 상여도 가마꾼보다는 보다 거창하게 제를 올리면 무사히 그 곁을 지나가게 되었다 한다.
얼마 전까지도 이 길목에서는 굴렁바위제가 심심치 않게 치러졌었는데, 근자에는 이 옥녀봉 근처에 군사기지가 생기고 길도 넓혀지고 그 굴렁바위도 어디쯤 뒹굴어져 있는지 행방을 알 수 없게 되면서부터 이 굴렁바위의 이야기도 전설로만 남아 있게 되었다.  


최고관리자   admin@domain.com
서비스이용약관 개인정보취급방침 이메일무단수집거부
▲TOP
시흥문화원  |  대표 : 김영기  |  고유번호증 : 133-82-03832
주소 : 경기도 시흥시 연성로 13번길 3
Tel. : 031-317-0827  |  Fax. : 031-317-0828  |  E-mail : Kccf0827@hanmail.net

Copyright © 시흥문화원. All Rights Reserved.  adm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