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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동에 얽힌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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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0-10-15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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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동에 얽힌 전설
포동에 학의 눈썹처럼 아름답다는 학미산(鶴眉山)이 있다. 이 산을 중심으로 하여 기슭의 서쪽에서 동쪽으로 신촌(新村), 새우개(新峴), 고잔(古棧), 그리고 걸뚝이란 마을이 띄엄띄엄 형성되었는데, 1989년 시흥시가 승격된 후로 태헌아파트, 신관아파트 등의 아파트가 빽빽이 들어섰다. 고잔이란 이름 그대로 예전에 배가 닿던 곳이었던 모양이고, 신촌은 그 바닷가에 몰려든 외지사람들이 염전이나 어업에 종사하려고 이룩한 새마을이 그대로 굳어졌고, 새우개는 새우젓 배들이 출입하던 갯가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은 새고개, 즉 신현에서 나온 말이다. 그런데 '걸뚝'에는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전설이 전하여 내려오고 있다.


이 걸뚝은 학미산 기슭에서 동남편으로 건너편, 지금은 하중동 샛터마을을 잇는 둑(약 700m)을 말하는데, 예전(조선 정조조)에 이 둑을 쌓고 그 위의 미산동(米産洞), 매화동(梅花洞), 도창동(道倉洞)과 하중동, 하상동을 둘러싼 갯바닥을 논으로 이룩하려는 이른바 간척사업적인 효과를 내려 하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둑을 쌓는 과정에서 쉽게 성공을 못하고 어느 정도 쌓아놓으면 허물어지고 허물어지고 하여 몇 차례나 실패를 거듭하였다 한다. 일이 이렇게 진척이 안 되자 일꾼들은 물론 당시 이를 계획, 추진하던 고을 원님도 속수무책으로 허탈감에 빠지고 말았다. 그러던 어느 날 지나가던 스님이 이러한 모양을 바라보고 있다가 일꾼들에게 그 둑이 무너지지 않는 묘안이라는 것을 일러주었다.


"저 둑을 제대로 쌓아 막으려면 이 모양으로는 절대 되지 않소."
모여든 사람들은 무슨 묘책이라도 있나 하여 다그쳐 물었다.
"묘안은 있으나 그것을 해낼지가 의문이오."
묘안이 있다는 말에 여지껏 실패만 거듭하던 사람들은 흥분하였다.
"글쎄, 어서 가르쳐 주시오. 우리가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인력과 시간을 버렸는지 아실 거 아녜요? 제발 우리를 도와주시는 생각이 있으시다면 일러주세요."
사람들은 발을 동동 구르다시피 하여 거의 애걸에 가까운 모습들이었다. 이에 스님은 결단을 내린 듯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럼 말하겠소.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내 말대로 시행하여야 하오. 다시 둑을 쌓는 공사를 시작하되, 모월 모일을 기하여 살아 있는 사람이어야 하오."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어안이 벙벙하였다. 아무리 둑을 쌓는 묘안이기로서 어떻게 살아 있는 사람을, 목숨이 있는 산 사람을 묻는단 말인가? 서로들 바라보면서 이 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고 넋을 잃고들 있었다. 얼마 후 다시 스님에게 그 사람을 어떻게 구할 것인가를 물으려고 돌아서 스님을 찾았으나 이미 스님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사라진 뒤였다. 하도 신기한 일이라 곧 원님에게 이 이야기를 전하고 선처를 바랐다. 원님도 마찬가지였다. 살아 있는 사람을 묻다니, 얼핏 이해가 안 가는 노릇이었다. 그러나 역시 원님의 머리에는 번쩍 한 생각이 떠올랐다. 그는 곧 편지를 인편으로 서울 금부도사(禁府都事)에게 보냈다.


"중죄인 중 사형선고를 내린 자를 이곳으로 보내어 여기서 사형집행을 하게 하여 주십시오."
물론 저간의 사정을 자세히 적은 글이었고, 상부에서도 어차피 사형을 집행할 죄인이라면, 그 방법은 좀 다르지만 한편으로는 뚝을 쌓는 데 성공할 것이라면 그것도 생각해 볼 일이었다. 이리하여 서울에서 끌려 내려온 사형수 세 명이 이 둑을 쌓는 흙 속에 함께 묻혀진 것이었다. 그러고 나니 그 스님의 말대로 다시는 무너짐이 없이 끝까지 쌓아올려 오늘의 둑이 이룩된 것이라 한다. 그 둑이 앞에 말한 바와 같이 학미산 기슭에서 건너편 하중동 샛터마을을 걸쳐 있다 하여 '걸뚝'이라고 이름짓고,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고 있다. 한편 그 둑 위쪽에는 많은 논이 생겨 지금도 많은 쌀을 생산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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